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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은 3차원적 사고가 필요하다(스포함유)

from Ji@문화/책/음악/영화 2007/05/24 21:54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감독 고어 버빈스키)는 3차원적 사고를 관객들에게 요구하고 있다.

CGV창원에서 관람한 런닝타임 168 분은 1편 '블랙 펄의 저주'가 캡틴 잭의 이름을 세계에 알리는 역활을 수행하였고, 2편 '망자의 함'이 3편 '세상의 끝에서'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1편과 2편을 오래전에 관람한 관객들이라면 3편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2차원적인 평면상에서 조합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한차원 높은 3차원적 사고를 요구한다.


평가 : ★★★☆☆ 60점



블록버스터 답게 영화는 많은 눈요기거리를 제공한다. 싱가포르 해적 두목 샤오펭으로 출연한 주윤발은 증기탕의 매력속에 이쑤시개 씹어대던 시절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단, 초반에만)

해적선 ‘블랙 펄’의 선장 잭 스패로우가 등장하는 "데비존스"의 지옥의 모습은 소금사막에서 촬영된 정신분열증 감옥같은 초현실적 저승의 모습속에서 점점 매말라가는 심정을 대변하는 듯하였으며, 푸른 바다와 대비되는  색감을드러내기도 하였다.

3편의 큰 축인 동인도회사의 앞잡이로 등장한 '데비존스' 선장의 문어발 수염은 헐리우드의 기술력을 느낄수 있는 장면이었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데비 존스 선장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문어발 수염, 텐터클(tentacles)이다. 이걸로 열쇠도 집고 파이프 오르간도 연주한다. 텐터클을 만들 때는 자연스러운 커브와 함께 끈적거리는 점성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특수효과감독 존 놀은 “잘 익은 스파게티 누들이 가죽 재킷에 들러붙었다가 천천히 떨어지는 모습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CG로 만들어 기본적으로 딱딱한 문어발 수염을 스파게티 누들처럼 자연스럽게 만드는 데는 약간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문어발 수염 하나를 여러 개의 조인트로 나눠 각각의 조인트가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개별적으로 모터 엔진을 단 것이다.



 - FILM2.0

또한, 저승과 이승의 경계를 이루는 장면인 해질녁의 새벽을 표현한 뒤집어지는 블랙펄의 장면 또한 기발한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영화 최고의 눈요기는 블랙펄과 플라잉 더치맨의 대결장면이다. 검푸른 소용돌이치는 바다(칼립소의 분노가 표현된)에서 두 배가 펼치는 해전의 모습은 스펙타클이란 무엇인가를 관객들에게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속에서의 짧은 결혼식은 히든트랙을 보는 듯한 흥미로움이기도 하다.

이러한 눈요기만으로 러닝타임이 짧게 느껴질까? 필자의 대답은 "아니다"



'캐리비안의 해적'이 요구하는 3차원적 사고


“당신이 극장에서 원하는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의 호언장담과 “극중인물들은 아무도 서로 믿지 못한다. 배신과 배신이 얽혀 있다.”(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 “이번 주제는 선한 사람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다.”(작가 테드 로시오) 라는 단단한 주제의식을 블록버스터내에 녹여낸 그들의 노력과 열정은 이해하겠다. 하지만, 보는 관객은 너무 혼란스럽다.

큰 줄거리처럼 흐르던 강물이 갑작스럽게 댐이 터지면서 거대한 홍수가 되어 마을을 덥치듯, 주제의식의 쓰나미가 밀려와 버렸다. 등장인물들 마나 각각의 이야기가 지류를 이루면서 본류에 합류하는 2차원적인 방식이 아닌 3차원 속에서 여기저기서 출몰되는 3편 '세상의 끝에서'의 전달방식은 시나리오의 힘을 느낄수 없었다.

간간히 객석에서 터져나오는 웃음소리는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하였던 1,2편에 비하여 암울하고 침침한 영화의 분위기로 인하여 함몰되어버렸고, 잭의 오버액션(다중인격의 극치)과 원숭이 잭의 청명한 연기가 아니었다면 주제의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방랑자 관객이 되어버렸을 것 같다.

전편의 긍정적인 평가와 흥행성적을 이어가야하는 속편의 굴레를 벗어버리지 못하고 긴 상영시간이라는 무기를 통하여 모든 이야기를 하려하다보니 시각적인 만족감 뒤에 씁쓸한 뒷맛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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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4 21:54 2007/05/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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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니 2007/05/25 09:2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상하게 잭 스패로우의 모험은 보/고/싶/다/ 라는 마음이 안 들더군요
    덕분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디빅이나 케이블 TV 에서 하는 1, 2 편 모두 한번도 본적이 없다지요
    올해 극장방문은 앞으로 상영될 '트랜스포머', '본' 시리즈 3편(제목이 기억이 안나네요..ㅡ.ㅡ)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답니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07/05/25 10:43 Ji@self

      극장에서 보니, "트랜스포머"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자동차변신 로봇에 대한 트레일러를 보여주더라구요. ^^

      개봉하면 보러갈래요~

  2. Buzz 2007/05/25 11:2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ji@self님의 해당 포스트가 5/25일 버즈블로그 메인 헤드라인으로 링크되었습니다.

  3. snowall 2007/06/04 17:0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허무하게 보신 부분은 저와 비슷하네요. 뭐, 저는 머릿속을 텅 비우고 무작정 즐겁게 감상했기 때문에 상관 없습니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07/06/04 22:22 Ji@self

      ^^

      저 역시 다분히 허무맹랑한 스토리를 좋아라 하기 때문에 잘 보았습니다만, 너무 고차원을 요구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