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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미친다 @ 책

from Ji@memo/책 2008/01/02 22:53
책 소개에 "한 시대를 열광케 한 지적, 예술적 성취 속에는 열정과 광기가 숨어 있다. 불광불급( 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박지원, 박제가, 정약용, 허균, 이덕무 등 18세기 조선의 지식인. 이들은 당대의 마이너였으나 그들만이 가질 수 있었던 열정과 광기로 말미암아 일가(一家)를 이룰 수 있었다.

당대 조선의 지식인들에게 이러한 '마니아적 성향'은 시대적 추세였다. 이덕무는 책에 미쳤으며, 바다 생물에 미친 정약전은『현산어보』를 남겼다. 자신들이 세운 뜻을 위해, 송곳으로 귀를 찌른 이도 있었으며 심지어 굶어죽은 천재도 있었다. 이렇듯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했던, 미치지 않고선 이룰 수 없었던 그들의 열정적 생애는 오늘날에도 많은 생각거리를 안겨준다"라고 적고 있다.

[저자]

저자인 정민교수는 이미 "다산선생 지식 경영법"에서 만난 분으로서 먼지가 폴폴나는 옛기록들 속에 감추어 있던 키워드들은 현대에 어울리도록 찾아내는 능력에 있어서는 탁월한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총 3부로 구성되어진 이 책은 "미쳐야 미친다(不狂不及)"라는 키워드 가지고 벽(癖)에 걸린 조선시대의 사람들에 대하여 알려주고, 허균과 이정, 권필과 송희갑등의 사람과 사람사이의 소통이 만들어낸 맛난 만남을 들려주고, 산문속에 담겨진 일상속에서의 깨달음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정민교수가 인용하고 있는 글들은 우리의 일상속에 담겨진 담언들로서 익숙한 듯하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고,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사색의 장을 만들어 주고 있다.

미쳐야미친다

미쳐야미친다(不狂不及)



[차례]

1. 벽癖에 들린 사람들
미쳐야 미친다 | 벽(癖)에 들린 사람들
굶어 죽은 천재를 아시오? | 독보적인 천문학자 김영
독서광 이야기 | 김득신의 독수기와 고음벽
지리산의 물고기 | 책에 미친 바보 이덕무
송곳으로 귀를 찌르다 | 박제가와 서문장
그가 죽자 조선은 한 사람을 잃었다 | 노긍의 슬픈 상상

2. 맛난 만남
이런 집을 그려주게 | 허균과 화가 이정
산자고새의 노래 | 허균과 기생 계량의 우정
어떤 사제간 | 권필과 송희갑의 강화도 생활
삶을 바꾼 만남 | 정약용과 강진 시절 제자 황상
실내악이 있는 풍경 | 홍대용과 그의 벗들
돈 좀 꿔주게 | 박지원은 짧은 편지
노을치마에 써준 글 | 가족을 그린 정약용의 편지

3. 일상속의 깨달음
연기속의 깨달음 | 이옥과 박지원의 소품산문
그림자놀이 | 이덕무와 정약용의 산문
천하의 지극한 문장 | 홍길주의 이상한 기행문
신선의 꿈과 깨달음의 길 |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에 관한 허균의 생각
세검정 구경하는 법 | 정약용의 유기 세 편


1부에서 독서광이었던 김득신(1604-1684)에 대하여 만번 이하로 읽은 책은 거론하지 않더라도, 만번 이상 읽은 36편 문장의 읽은 횟수를 기록한 독수기(讀數記)를 읽으며 '정말 미련 곰탱이 같고, 우둔함이 소와 같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그렇게 많이 읽었으면서도 문장을 기억하지 못하였고, 그토록 되새겨보았음에도 이해하지 못하는 부족함을 들어내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혀 부끄럽지 않게 다가왔다.

"부족해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어느 순간 길이 열린다. 단순 무식한 노력앞에는 배겨날 장사가 없다. 되풀이 해서 읽고 또 읽는 동안 내용이 골수에 박히고 정신이 자라, 안목과 식견이 툭 터지게 된다. 한 번 터진 식견은 다시 막히는 법이 없다. 한 번 떠진 눈은 다시 감을 수 가 없다.

하지만, 그 어려운 책을 몇 번 읽고 줄줄 외웠던 천재들의 글은 지금 한 편도 전하지 않는다. 남은 것은 그런 천재가 있었다는 풍문뿐이다"라는 김득신의 글과 독서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의 자세는 스승의 그것으로 본 받을 만 하다.


2부에서는 "다산선생 지식 경영법"에서도 만나본 적이 있는 정약용과 그의 제자 황상이 등장한다. 다산은 황상에게 문사(文史)공부를 권했을 때, 그가 쭈뼛거리며 부끄러운 듯 말하고 사양했다.

"선생님 저에게는 3가지 병통이 있습니다. 너무 둔하고, 앞뒤가 꽉 막혔으며, 답답한 것입니다"라고 답하자. 그가 말했다.

"배우는 사람에게는 큰 병통이 3가지가 있다. 네게는 그것이 없구나. 첫째 외우는 데 민첩한 사람은 소흘한 것이 문제이다. 둘째 글 짓는 것이 날래면 글이 들떠 날리는 것이 병통이다. 세째는 깨달음이 재빠르면 거친 것이 폐단이다." 부지런히 정진하고 연마한다면 그 깨달음 이후에 뻥 뚤린 고속도로와 같을 것이라고 조언하였다. 이를 가르켜 우리는 맛난 만남이라고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맛난 만남이란 과연 무엇일까?

저자는 누구든 일생에 잊을 수 없는 몇 번의 맛난 만남을 갖게 되며, 그 몇번의 만남이 인생을 바꾸고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한다. 그 만남 이우에 나는 더 이상의 예전의 나가 아닌 변화된 나라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일상적인 명함을 건네고 안부를 묻는 만남이 아닌 맛난 만남의 조건인 것이다.


3부에서는 일상적인 것을 바라보는 그들의 독창적인 시각에 대하여 말하며, 정약용의 세검정 구경하는 법을 지은 유세검정기의 한대목을 통해서 푹푹 찌는 여름 내내 소박비가 쏟아지려 하는 그 순간에 멀리서 마른 번개가 쿵쿵 울리며 먹장구름이 뒤덮어올 순간에 세검정으로 달려가 세검정을 휘돌아 내려오는 물줄기의 진면목을 볼 수 없다고 전하고 있다.

아직 들어나지 않는 사물의 핵심을 꿰뚫어 보는 그의 안목을 들어내고 있다. 절정은 미리 알고 기다릴줄 아는 자의 몪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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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02 22:53 2008/01/0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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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ino 2008/01/04 22:50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습니다...요즘은 도서관에서 죽치고 있지요.
    몇 년 놀기만 하다가 공부하려니 머리도 아프고 엉덩이도 아프고....
    그래도 이렇게 또 다른 목표를 위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네요..ㅋㅋ

    인생을 살면서 맛있는 만남을 경험할 수 있었다는게 참 고맙게 여겨집니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08/01/05 01:01 Ji@self

      인생의 목표를 정할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스스로의 인생을 책임지고자 하는 마음처럼 다가와서 너무나 좋답니다.

      자주 얼굴을 보기는 힘들겠지만,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맛난 만남의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고, 행복의 감정이 될 것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