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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이면 『김현식』 그를 기억한다.

from Ji@memo/음악 2007/10/27 01:32
기억속에 각인된 노래

짧았지만 드라이로 살며시 바람머리를 해봤다가 악돌이 체육선생에게 걸려서 결국, 빡빡이 되어버렸던 쓰라린 추억이 담긴 고딩시절.  

하지도 않는(되지도 않던) 공부라는 것을 하겠다고 늦은 저녁까지 책상에 불을 밝히고 있었지만 정작 관심은 라디오를 통해서 접하는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애청하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라디오 전파를 타고 들었다가 추억이 된 노래와 그를 기억한다.

비가 뭐같이 내리던 봄 날.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는 수학공식과 씨름 한판을 두던 야밤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왠지모를 감상무드에 깊숙히 몸을 드리울 때 라이오에서 들려왔던 노래.

지금은 고인이 된지 이미 오래되어버린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이다. 음악전문 잡지였던 서브에서 "한국 대중음악사 100대 명반" 중 14위를 기록하였던, 당시의 일반적인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버린 앨범인 김현식 3집에 실려있던 노래이다.

당시에 언더그라운드계에서 최고의 뮤지션으로 불리웠던 그는 사랑의 환희 후 닥쳐온 이별의 절망을 절절한 외로움에 담아내었다. 그의 목소리는 20여년을 훌쩍 넘은 지금도 가슴 떨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

아직도 난 비가 오는 날이면 비처럼 음악처럼 살다간 그를 기억하고 추억한다.



비처럼 음악처럼 / 김현식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당신이 떠나시던 그 밤에
이렇게 비가 왔어요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당신이 떠나시던 그 밤에
이렇게 비가 왔어요

난 오늘도 이 비를 맞으며
하루를 그냥 보내요
아름다운 음악같은
우리의 사랑의 이야기들은
흐르는 비처럼
너무 아프기 때문이죠
난 오늘도 이 비를 맞으며
하루를 그냥 보내요
아름다운 음악같은
우리의 사랑의 이야기들은
흐르는 비처럼
너무 아프기 때문이죠
오 그렇게 아픈 비가 왔어요
오~ 오 오....................오






음악을 사랑한 언더그라운더. 김현식

김현식 하면 떠오르는 느낌에 대한 사람들의 답변은 다양하다.

마모씨. 자기 감정을 노래에 실어 보낼줄 아는 사람
조모씨. 슬픈 노래를 부르던 회색주의자
김모씨. 막걸리가 떠오르던 걸걸한 음성의 소유자
또 다른 김모씨. 구슬픈 노래를 부르던 사람.
최모씨. 너무 맑은 시냇물 같은 가사를 이룰수없는 이상향에 대한 동경으로 애절하게 부르던 사람


그러나, 또한 공통적이기도 하다. 그는 언더그라운드이길 원했고, 언더그라운드 였으며, 언더그라운드로 남아 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1958년 서울 인현동에서 출생하여 1974년 명지고에 진학한 후 밴드부에서 음악을 배우다 2학년 초에 자퇴하고 통기타 업소를 드나들었던 그.

1976년 포크송 가수 이장희의 주선으로 김현식 1집을 녹음하지만, 갑작스런 부도로 인하여 출반이 무산되고 2년 후인 1980년 서라벌 레코드에서 1집이 나온다. 당시에는 소올, 록, 트롯이 가미된 모습을 보였지만 주목은 받지 못하였다.

그러던 그가 1984년 "사랑했어요"를 타이틀로 한 2집 앨범을 발표하며 다운타운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된다. 이듬해에는 현존하는 그룹인 "봄여름가을겨율"을 김종진, 전태관, 고(故) 유재하와 함께 조직하게 된다.

그리고, 1986년 "비처럼 음악처럼"으로 2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서서히 대중음악의 중심으로 나서게 된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하였던가 1987년 전인권 등과 함께 마약 상용혐의로 구속되며 그의 건강은 극도로 악화되게 된다.

이후 1988년 재기의 콘서트와 1989년 신촌블루스 3 집참여, 그리고  영화 "비오는날의 수채화"를 통해서는 방송에도 얼굴을 비치게되는등 최고의 한해를 보내지만  이듬해인 1990년 11월 1일  지병인 간경화로 사망하게 된다.


그를 기억하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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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1980년)

1. 봄 여름 가을 겨울(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2. 어화둥둥 내사랑(김광식 작사/김광식 작곡)
3. 주저하지 말아요(이규형 작사/이규형 작곡)
4. 떠나가 버렸네(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5. 운명(경음악)
6. 당신의 모습(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7. 그대와 나(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8. 나는 바람(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8. 아베마리아(경음악)

방미의 노래로 더 기억하는 "주저하지 말아요"가 수록되어있던 1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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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1984년)

1. 사랑했어요(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2. 회상(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3. 어둠 그 별빛(정성주 작사/김현식 작곡)
4. 떠나기 전에(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5. 그대 외로워지면(박두영 작사/박두영 작곡)
6. 바람인줄 알았는데(양인자 작사/김현식 작곡)
7. 당신의 모습
8. 너를 기다리며(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9. 아무말도 하지 말아요(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10. 변덕쟁이(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돌아서 눈감으면 잊을까 정든님 떠나가면 어이해 바람결에 부딪히는 사랑의 추억 두눈에 맺혀지는 눈물이여』

잔잔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기리는 가사가 돋보였던 "사랑했어요"의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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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집(1986)

1. 빗속의 연가(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2. 가리워진 길(유재하 작사/유재하 작곡)
3. 슬퍼하지 말아요(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4. 비오는 어느 저녁(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5. 우리 이제(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6. 떠나가 버렸네
7. 비처럼 음악처럼(박성식 작사/박성식 작곡)
8. 그대와 단둘이서(장기호 작사/장기호 작곡)
9. 눈내리던 겨울밤(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10. 쓸쓸한 오후(김종진 작사/김종진 작곡)
11. 우리이제(하모니카 연주곡)

최고의 앨범으로 추앙받는 그의 3집. 하나하나 그의 노래가 모두다 기억된다. 이중 특히, 유재하 작사.작곡의 "가리워진 길" 은  김현식, 유재하, 박학기를 거치면서 꾸준하게 사랑을 받았으며 대표곡인 "비처럼 음악처럼"은  많은 이들의 기억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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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집 (1988년)

1. 언제나 그대 내곁에(김현식,송병준 작사/송병준 작곡)
2. 여름밤의 꿈(윤상 작사/윤상 작곡)
3. 한밤중에(이정선 작사/이정선 작곡)
4. 이제는(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5. 우리네 인생(이정선 작사/이정선 작곡)
6. 사랑할 수 없어(김현식 작사/장기호 작곡)
7. 그대 내 품에(유재하 작사/유재하 작곡)
8. 기다리겠소 (김영배 작사/김영배 작곡)
9. 한국사람 (하모니카 연주곡)
10. 우리처음 만난 날(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결코 많이 들어 본 가수는 아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그는 '언더그라운드 씬'의 기수로서 군림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다. 다시 말해 김현식은 훌륭한 가창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노래하는 가수는 많지만 가창력을 지닌 가수가 없는 우리 나라 풍토아래 김현식은 기나긴 가뭄 끝에 쏟아지는 비처럼 마냥 싱그러움이 있고 그리고 다른 여느 가수에서는 좀처럼 느 끼지 못하는 진한 혼이 베어 있다. 흔히들 김현식을 가리켜 '대중적인 가수가 아니다'라고 하는데 대중적이라 함은 그의 음악이 우리의 현실에서 볼 때 약간은 어렵다는 말이다. 즉, 수준이 있는 음악성을 그에게서 느끼게 된다.

 - 가요평론가 선성원의 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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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집 (1990년)

1. 향기없는 꽃(이창수 작사/이창수 작곡)
2. 넋두리(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3. 그 거리 그 벤취(강인원 작사/강인원 작곡)
4. 도시의 밤(김효성 작사/김효성 작곡)
5. 거울이 되어(이원재 작사/이원재 작곡)
6. 재회(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7.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곳(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8. 밤의 고독 속에서(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9. 할렐루야(복음성가)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앨범인 이 앨범에 이르러 그는 짧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자신의 삶의 내면을 일필휘지로 내보인다. 시계의 초침 소리가 임박한 임종을 암시하는 가운데 흐르는 짧은 독백과 한 호흡으로 제시되는 그 특유의 상승하는 주제선율, 그리고 박청귀의 일렉트릭 기타와 호응하며 포효하듯이 일어서는 후렴의 사자후- 그 자신에 의한 이 <넋두리> 한 곡만으로 그가 펼쳤던 날개가 얼마나 많은 이의 감관을 휘감았는지를 알아차리는 데 충분하다.

 - 대중음악 평론가 강헌의 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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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집 (1991년) - 유작앨범

1. 내 사랑 내 곁에(오태호 작사/오태호 작곡)
2. 나의 하루는(김종진 작사/김종진 작곡)
3. 겨울바다(김선욱 작사/최이철 작곡)
4. 한국사람
5. 사랑했어요
6. 추억만들기(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7. 사랑 사랑 사랑 (김현식 작사/김현식 작곡)
8. 내 사랑 내 곁에(연주곡)
9. 이별의 종착역(손석우 작사/손석우 작곡)
10. 우리 이제(하모니카 연주곡)

아직도 기억한다.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던 그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가수가 가장 아름다워 보일때는 그의 노래를 혼신의 힘을 다하여 부르고 있을때라고 하는 말처럼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이 보이는 듯한 유작앨범이다. "영혼으로 노래를 부르는 가수" 김현식의 마지막 열정이 묻어나는 앨범이다.







그리고, 음악이 전부였던 삶

혼신의 힘을 다해 블루스와 소울 창법으로 토해내는 그의 뛰어난 가창력, 록이나 블루스를 통한 한국적 소리를 자신의 독특한 빛깔로 채색한 진한 노래, 불꽃같은 열정을 피웠던 그가 살아있었다면 지금은 또 무슨 말을 남겼을까. 또 무슨 노래를 불렀을까.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사르며 병실에서 녹음을 하였던 그가 미처 세상에 내놓지 못했던 곡들이 빛을 보게 되는 날 우리는 다시 가슴에 묻어둔 김현식의 음악에 대한,김현식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 동아기획 홈페이지에서 발췌



나의 고백

나의 사랑은 언제나 실패였다.
첫사랑은 누구나 그러하듯 철이 없었고 생각해 보면 짜릿했다.
아마 어디에선가 그녀도 나를 보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과거는 과거다. 지난 일은 세월에 잠겨 잊혀져 간다.
그러나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 아픈 기억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 아픈 기억들을 좋은 음악으로, 깊은 마음으로 진실된 노래를 부르고 싶다.


그의 고백중 일부를 통해서 나는 짧은 삶 동안에 처절하게 노래를 사랑하고, 사람을 보듬으려 하였던 그를 보았고, 이제는 애틋함으로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겨진 그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간경화로 건강이 악화된 가운데서도 무언가에 이끌리듯 공연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이 사랑하고 있노라는 메시지를 남기듯 흐느끼며 애잔하게 노래를 불렀을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대중들의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그의 생애는 그 자체로 예술인의 집념을 볼 수 있었으며 대중들 앞서서 이끌려 노력한 그의 열정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원동력이 되어 가슴속에 남아있다.


11월 1일 이제 다시, 그를 기억하며

김현식.

일화 중에 지지리도 알려지지 않아던 무명시절 밤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무대 아래에서 여자를 희롱하는 모습을 보고서는, 대뜸 노래 중간에 아래로 뛰어내려가서 기타로 여자를 희롱하던 사람을  찍어버리려고 하였단다.

그는 불만투성이 투덜이였던 것 같고, 주류와 타협하지 못하는 만성 비주류 였던 것 같다. 그러하였기에 그는 세상에 쌓여진 불만을 자신의 음악에 담아낸 것이 아닐까?

그가 가진 "" 담아낸 노래를 듣노라면 거대한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 한가운데에 나홀로 멍하니 있는 듯하기도 하고, 가슴저미도록 시린 겨울바람앞에 벌거벗은 채로 선듯하다.

하지만, 그가 전해주는 노래에 대한 열정만으로도 온기가 남기에 충분하다. 10월이 저물어가는 날에... 11월 1일 세상을 떠났지만 노래를 남긴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을 듣는다.




# 수정 : 오전 11시 30분 - 최모씨의 김현식에 대한 기억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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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7 01:32 2007/10/2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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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버달 2007/10/27 09:0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점점 잊혀지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2. 더쁠 2007/10/27 10:0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덕분에 그를 다시 기억했습니다.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3. 조경식 2007/10/28 03: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오늘 문득 김현식 그가 생각이 나더군요..그래서 검색했는데..좋은글 잃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  address  modify / delete 2007/10/28 23:32 Ji@self

      방문에 감사드리며, 저 역시 아침에 김현식의 노래가 생각이 나서 정리해본 것이랍니다.

  4. 마아사 2007/10/29 00:5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김현식님 하면 유재하님도 덩달아 생각이나요.
    두 분 모두 같은 날 돌아가셨고, 두 분 다 음악쪽에 족적을 크게 남기셨으니까 말이죠.
    김현식님의 사망소식을 들었을 때, 충격이 참 대단했는데요.

    •  address  modify / delete 2007/10/29 08:22 Ji@self

      한 하나의 앨범으로 한국대중음악에 큰 획을 그은 사람과 언더그라운드의 별로서 찬란하게 빛났던 사람이죠.

      두 사람의 손실은 어찌보면 한국 음악의 손실이 아니었나 싶기도하답니다.

  5. kebi 2008/11/06 00:2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날이 쌀쌀해지면 '한국사람'이 더 애절하게 들립니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지만 힘들 때 마음이 공허할 때 이 연주곡을 찾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