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을 꿈꾸는 이무기의 희로애락 @ 디워

2007/08/10 23:19
한명의 관객으로서 개봉 9일만에 400만명 돌파하며 대한민국 SF영화에 한 획을 쫘~악 그렸다는 평가와 영화로서의 평가를 반대편으로 한 이송희일감독과 김조광수대표, 어제 100분 토론에서의 진중권교수까지 참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를 들으며, 심형래감독의 "디워"를 관람하였다. SuJae님의 말씀처럼 일단 보고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0. 서문

얼마전, 강호동과 건방진 도사들이 진행하는 무릅팍도사에 나온 심형래감독
"사람들이 시작도 안한 영화를 가지고 망할거라고 기를 죽인다"
는 고민을 상담하며 아직도 놀슬지 않은 슬립스픽 코미디의 대가다운 모습으로 유쾌하고 즐거운 웃음을 전해주었다. 그러나, 가볍지 않은 그의 생각을 묻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것이 세계적인 것이다"가 아니라 "우리 것을 세계화시켜야 세계적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이야기하는 우리 것을 세계화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전설 속의 용이 되기를 꿈꾸는 이무기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아닐까?


무릅팍도사의 주요장면..




평점 : ★★★☆☆ (60)


1. 희[喜] - 기쁨

영화속에 간간히 보이는 과도한 시간단축을 위한 편집으로 중간중간 단절되어지는 감정의 연속선을 경험하였지만, 2007년 최고의 볼거리라고 평가하였던 트랜스포머에서의 현란한 CG에 버금(혹은, 부분적으로는 능가)가는 볼거리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중반을 넘아가며 등장한 부라퀴의 꿈틀거림과 하늘을 날아다니며 전투 헬기와 한판을 벌이는 불코(Bulco)의 날개 퍼득임은 우리 영화속 CG의 발전상을 보는 듯하였다.

디워,불코와 헬기의 전투장면

이녀석 뭐야. 떨어져! 땅땅땅.(멋지지 않은가? 헬기에 붙어서 조정사를 야리는 불코가?)




2. 로[怒] - 노여움

용이 되고 싶은 이무기 부라퀴는 여의주(세라 대니얼스)를 물고 하늘로 올라가지 위하여 500년의 시간을 철치부심하고, 드디어 2007년 LA에 그 모습을 들어낸다. 하지만, 그 앞엔 이든 켄드릭의 모습으로 환생한 하람이 있었다. 500년전 조선시대 나린과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꿈꾸는 남자.

부라퀴는 노여워한다. 그리고 그 노여움을 달래기 위하여 그의 추종세력은 LA 시내로 몰려들게 된다.

디워,부라퀴,이무기

여의주를 내놔라. 크르릉~




3. 애[哀] - 슬픔

하림과 나린으로, 그리고 다시 이든과 새라로...

그러나, 그들은 하늘이 정한 운명이 있다. 드라마로서의 로멘스를 영화속에 담아내기엔 아직 심감독의 내공이 쌓아지 않을 때문일까? 그들의 애절한 슬픔이 묻어나야할 마지막 장면에서 조차. 조금은 미숙함이 보였다.

전설속의 이무기라는 검을 든 심감독의 칼은 슬픔으로 다가올 운명이라는 무를 자르지 못하고 들어가버렸다 그러므로 "디워"는 이무기 부라퀴의 용이 되고 싶었던 슬픔과 하림과 나린의 애잔한 슬픔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놓치고 말았다.

디워,이든과 새라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네!




4. 락[樂] - 즐거움

서양에서 등장하는 용(Dragon)은 왠지 사악한 존재로 비추어지고 있다. 그들은 퇴치되어야할 대상이다. 그러나, 동양에서 등장하는 용은 이와는 다른 절대자의 존재로서 받아들여진다.(드래곤 볼을 봐라. 뭐든 다 해준다)

이런 용이 된다는 의미는 "우리것이 세계적인 것이다"가 아니라 "우리 것을 세계화시켜야 세계적이 되는 것"이라는 심감독의 말로 해석하고 싶다. 지금 가진 우리의 자산인 "열정"을 바탕으로 지금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하여 달려나가는 디딤돌로서의 "디워"를 볼 수 있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LA 시내를 쑥대밭으로 만들며 자신의 위용을 자랑하고 고고하게 고개를 들고 있는 부라퀴는 '이제 여의주만 물면 난 용이될 것이다'라는 순간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었으리라.

이무기가 아닌 용으로서 자신의 세상을 꿈꾸듯.
심형래은 개그맨이 아닌 감독으로서 자신의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디워,부라퀴

고고하게 고개를 들고 있는 이무기. 정녕 용이 되고 싶은 게구나.




5. 결론

전반적으로 과도한 편집에 의한 감정의 절단, CG와 실사가 부조화를 이루는 조선시대 전투장면, 왠지 낯선 전설로 다가오는 개연성의 부족함, 화장실에서 볼일 본 후 그냥 옷을 입은 듯한 어정쩡함. 그래서 평점은 낮다.

하지만, 아이의 손을 잡고 극장을 찾은 아버지들과 어머니들을 보며 관객이 정말로 보고 싶어하는 "가족영화"로서의 현란한 이미지로 무장한 "디워"를 보았다.

중간중간 심형래스러운 코믹한 장면들(할머니의 철조망에 머리박기, 이든 친구의 "하필이면 문신이 유행일때 이러냐?는 대사, 동물원에서 이무기를 보고 정신병원에 수용되는 남자의 모습)과 함께 전해지는 이무기의 꿈틀거림이 아주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아이에게 물었다.

"재미있었어?"
"네. 재미있었어요. 조금 무서울뻔도 했지만, 눈물도 흘렸어"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 평가를 하지 않는다. 관객은 영화를 통해서 또 다른 간접경험을 하기를 원한다. 용을 꿈꾸는 이무기의 희로애락을 담은 "디워"는 그런 차원에서 7,000원이 아깝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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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11 17:18
    디-워 감상문 Tracked from melotopia
  1. 멋진 리뷰 잘 읽었습니다^^저는 리뷰..그냥 안쓰려구요;; 나아아중에 잊혀질때쯤 한번 써볼까 생각중입니다ㅋ

  2. 잊혀진 기억을 끄집어내시려구요? ^^

    강자이너님의 디워 review 기다리겠습니다.

  3. 좋은 글에 조촐한 제 리뷰 하나 엮어봅니다. ^^;

  4. 조촐하지 않으십니다. ^^

    광주라는 설정. 어쩌면 그것이 더 올바른 것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5. 아이랑 보셨군요. 제 아들녀석은 어두운 곳은 절대 안들어가려해서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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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self

    ㅋㅋㅋ 그렇군요.

    아버지랑 아들이랑 같이 들어가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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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니

    흘흘.... 볼까 말까 이리저리 날짜 계산하며 머리 굴리고 있는 중이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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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self

    나니님. 너무 큰 기대를 마세요.
    하지만, 아예 기대하지 말라는 건 아닙니다. ^^